게임관련

드래곤라자 오리진 후기

Winterfall 2021. 6.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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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 작가의 드래곤라자는 한국 판타지 소설계의 초창기 명작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그 이후에도 같은 세계관의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신작이 나와도 드래곤라자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보다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드래곤라자는 한국의 판타지 소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 중에 하나다. 그런 작품이지만 이제는 정말 지겨워진다. '게임이라는 장르에 한해서' 말이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드래곤라자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그 결과물이 썩 좋지 않았다. 이번에 나온 드래곤라자 오리진은 그 정도가 심해서, 흔히들 말하는 중국형 양산형보다 못한 리니지식 게임의 4~5군쯤 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이소프넷이 함께 개발했던 2001년작 드래곤라자 온라인보다 조금 나은 정도다. 그나마 2001년작은 옛날이라 그렇다는 핑계라도 있다. 게다가 드래곤라자 오리진 전의 작품들은 드래곤라자의 내용을 구현하려는 모습이 보였다면, 해당 게임은 드래곤라자라는 이름만 달려있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일단 요즘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최소한의 커스터마이징도 제공하지 않는다. 움직임은 타 게임에서 이동속도 감소 디버프를 당한 정도의 느린 속도를 자랑하며, 이동속도 증가 물약을 먹어야 속도가 빨라진다. 기본적으로는 걷기 모션으로 움직이고, 이동속도 증가 물약을 먹으면 뛰는 모션으로 움직인다. 이게 무슨 해괴한 일인가? 공격속도는 공격속도 증가 물약을 먹어야한다. 리니지보다 더하다. 그래픽이든 게임성이든 정말 드래곤라자라는 이름을 팔아서 한 탕 하려고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닥을 보여준다. 더 이상 평가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드래곤라자의 팬들과, 게임 팬들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평가했던 게임들에도 장점이 있고, 성향에 크게 거슬리지 않으면 상당히 할만한 게임이었는데, 드래곤라자 오리진은 아니다. 잊고 있던 드래곤라자라는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 것 말고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었다.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했는지, 오픈빨도 받지 못하고 오픈 이튿날인 오늘, 플레이스토어 평점 1.6점, 인기순위 100위권 밖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보여주고있다. 이제는 드래곤라자의 팬들에게도 안 먹힌다는 거다.

그러니 이제 드래곤라자를 게임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어떤 장르로 나오든 좋은 꼴을 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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