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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관련

[단상] 위기의 프리우스

by Winterfall 200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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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 알피지를 전면에 내세운 프리우스는 요즘 위기다. 게임 포털에서는 띄워주는 분위기로, 순위가 몇위다, 다른 게임들을 눌렀다 며 계속해서 글을 써주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글쎄올시다?" 이다. 그 정도로 2주가 지나기 시작한 프리우스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프리우스가 처음 오픈하고 일주일간은 몇몇 서버를 제외하고는 서버에 접속조차 하기가 힘들었다. 글을 쓰는 본인도 아이라 서버에 접속하려면 1)대기표가 1000대가 넘어 접속 신청을 해놓고 만화책을 보거나 TV를 보기도했다. 어떨때는 한시간 넘게 외출을 하고 돌아왔을때도 대기표가 계속 떠있어서 접속을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기도 했었다. 그정도로 프리우스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게임이었다.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개씩 대기표에 대해 글이 올라왔으며 긍정적인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게임 자체도 나쁜 느낌이 아니었고, 그래픽, 사운드, 디자인 모두 신경을 쓴 흔적이 있었다. 첫인상은 그렇게 좋게 시작을 했다. 하지만 플레이 해볼수록 이건 아니올시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2주 중반이 되면서 대기표는 사라졌고, 게임내 체감 유저수도 엄청나게 줄었다. 프리우스에게 위기가 온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그들이 내세운 감성이라는 단어가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들이 전면에 내세운 감성의 중심에는 "아니마" 와 "나" 라는 인간적인 관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점을 전혀 부각 시키지 못 하고 있다. 레벨 10이 되면 아니마를 만나는 간단한 퀘스트를 거쳐 드디어 감성이라는 존재가 전면에 나서게 한다. 아니마는 조그마한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기존 게임의 펫과 같은 능력을 수행한다. 버프, 디버프, 공격. 하지만 기존의 펫과 다른것은 "감정" 을 가진듯 행동하기도하고 뛰는 모습이나 점프하는 모습이 깜찍하다. 아주 가끔 이지만 말을걸고 무언가 감정적인 면을 보였을때 그것에 호응해주면 기뻐하기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그 이후에는 "능력 없는 펫" 에 불과하다. 귀여움을 주는 펫 그 이상도 아니며, 오히려 그 이하의 펫이다. 공격을 당해 죽으면 부활하러 2)아트리움 이라는 공간으로 가야하며, 인공지능이 떨어지고 능력치가 현저히 낮아 사냥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감성에 웬 전투 이야기를 꺼내냐며 뜬금없어 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이 게임도 전투가 가장 큰 중점이 되는 RPG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를 제외하고는 말을 할 수 없다. 거기에 전투의 보조적 위치에 있는 아니마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더욱 전투상황을 제외하고는 말을 할 수 없는 것 이다.

그럼 아니마와 무언가 다른것을 하면 되지 않느냐? 그렇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감성을 내세웠으면 아니마와 전투를 제외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줬어야하는데 결정적으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전투만이 아니마를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컨텐츠라는 것 이다. 그러다보니 "전투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걸로 아니마를 평가할 수 밖에 없고, 감성은 전투와는 무관한 일이기 때문에 전투에 무능한 아니마는 그저 하잘것 없이 몹을 애드시키며, 죽으면 귀찮은 펫에 불과한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니마는 공격을 받지 않는 존재로 설정하고, 아니마와의 대화가 자주 일어나며, 대화에서 선택지 선택, 아니마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미니게임 등으로 아니마와 즐기며 아니마를 성장시키는것을 즐길 수 없게 만든다면 지금과 같이 무능한 펫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투가 중점이 되는 RPG에서 아니마를 귀엽게 만드는것 만으로는 유저들의 감성을 전혀 자극할 수 없다는걸 빨리 알아 차려야 한다.

그리고 RPG. 온라인 알피지는 대부분이 "전투"를 통해 성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알피지라고해도 게임 본연의 컨텐츠를 완전히 즐기려면 필연적으로 전투에 참가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어떤 알피지라고 할지라도 전투 그 자체가 게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전투는 모션간에 끊김이 없이 자연스러운게 좋고, 스킬의 활용도가 높거나 평타의 활용도가 높아야한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그게 안된다. 일단 하나의 모션 자체는 부드럽고 호쾌하며 타격감 또한 뛰어나다고 할 수 있으나 모션과 모션을 연결하지를 못한다. 일단 평타를 한대 멋지게 때리고나면, 전투 준비자세로 한번 멈춘다. 그 자세가 너무 경직된 면이 있어 멈춘듯이 보이고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너무 강하게 받는다. 거기에 평타는 후반으로 갈수록 특정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효율성이 극히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평타로만 사냥을 하기는 어려우며, 반드시 스킬이 동반되어야한다. 스킬들 자체는 효율이 높은편에 속하는데 스킬 발동의 베이스가 되는 마나의 효율이 매우 좋지 않다. 전투를 매끄럽고 빠르게 끝내려면 스킬을 여러번 사용하여야하는데 마나의 소비가 심하여 쿨타임이 길고 데미지가 높은 스킬류는 자주 사용하기가 힘들다. "쿨타임이 아까워서 못쓰는" 것이 아니라 "마나가 아까워서 차라리 다른 스킬을 쓰는게 나은" 상황이 발생해 버리는 것 이다. 적절한 위력과 쿨로 인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여 전투에서 승리하는 시스템이 아닌, 스킬을 쓰면 이기기는 하지만 엠피가 너무 소모되서 다양한 스킬을 쓰는건 곧바로 전투시간보다 긴 3)엠탐을 해야하는 경우로 이어진다. 그것은 전투의 맥을 너무 자주 끊기게한다.

그리고 게임내 공간활용의 부족함. 선공몹들의 경우 조밀하게 모여있어 엠탐을 하기 위해서는 몹들의 외곽으로 멀찍이 떨어져야하며 몹들 사이로 들어가서 인식거리에 있는 몹들만 풀링하는 스시템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몹들 사이로 들어가지를 못하니 유저들은 외부에서 겉으로 삐져나온 몹들을 잡느라 정신이 없고 그 넓은 공간의 외곽만을 차지하다보니 답답함이 크게 느껴진다. 맵 디자인 상의 문제라 어쩔 수 없을지 모르지만, 쓸데 없이 넓기만한 맵이 보이기도하니 단순히 공간의 활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몹의 배치라는 생각만 든다.

이제는 또다른 유행이 되어버린 4)인스턴트 던전문제도 존재한다. 와우처럼 각자의 역할이 존재해서 특정
던전을 손발을 맞춰 클리어한다기보다 던전 내부로 들어가 몹을 다굴쳐서 끝장내는것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던전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또다른 사냥터라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 지역을 돌아다녀서 특정 지역에서 입장하는것이 아니라,  마을내에서 포탈을 통해 입장하다보니 굉장히 무성의한 느낌마저 든다. 물론 거리가 먼 플레이어들을 기다리거나, 모여서 또 먼 거리를 뛰어가는등의 불편함은 줄였으나, 정말로 인스턴트한 느낌이 나버리는것이 무미건조한 게임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 거기에 포탈로 대부분의 지역을 이동하고, 웨이포인트로 이동시켜주는 탈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이렇게 만들었어야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문제도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퀘스트라고 보여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등장 이후로 한국의 게임은 반드시 퀘스트를 집어 넣는것이 유행처럼 되었다. 퀘스트가 없던 게임들도 퀘스트를 대거 업데이트 하는등의 행보를 보였으니 가히 와우가 보여준 위력은 대단하다. 허나 와우가 우리나라 게임을 망쳐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본다. 프리우스도 와우의 영향을 받은 게임들의 계보를 잇듯이 퀘스트가 존재한다. 다만, 퀘스트 자체의 양이 적으며, 그나마 있는 퀘스트는 미션이라는 이름하에 단순 사냥만을 하는 퀘스트가 대부분이다. 물론 와우도 노가다성 사냥 퀘스트가 상당수 존재한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 그것은 와우는 선택할 수 있는 퀘스트의 폭이 넓고, 프리우스(뿐만 아니라 한국게임의 대부분)는 선택의 폭이 없다라는 것 이다. 와우는 노가다 퀘스트라도 그럴듯한 말을 한다. 보상또한 아주 그럴싸하고 레벨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거기에 퀘스트가 이 지역, 저 지역 다양하고, 어느 지역 어느 굴을 탐험하거나 같은 지역에서 같은 몹을 사냥해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이 퀘스트는 포기하고 이 퀘스트를하자! 하는 선택지가 있고, 그런 퀘스트를 달성해서 보상을 받는 맛이 굉장히 쏠쏠하다면, 프리우스의 퀘스트는 선택지가 없다.

프리우스는 퀘스트를 포기할만큼 다양한 퀘스트가 존재하지 않으며, 퀘스트를 포기했을때 있는것은 또다른 퀘스트가 아니라 레벨업 노가다 뿐이다. 고질적인 문제가 또 있는데, 레벨이 오르면 요구되는 경험치는 점차 많아지고, 퀘스트는 줄어들며, 그만큼 노가다 사냥 시간이 증가한다는데 있다. 퀘스트를 하는 와중에 몹을 잡아 레벨업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몹을 잡아 레벨업 노가다를 하는 와중에 미션 퀘스트 몇개로 인해 조금 더 빠른 레벨업이 된다는 느낌만이 들 뿐인 시스템이 현재의 프리우스 퀘스트이다. 거기에 퀘스트의 가장 큰 함정이 또 있다. 그것은 "이동 시간" 차라리 한군데서 아무런 목표 없이, 레벨업만을 위하여 사냥을 한다면 지루함이 덜 할 수 있다. 하지만 몇마리 잡아오라는 미션을 하면서 뛰고 또 뛰어서 몇마리 안되는 몹을 때려잡고, 그걸 완료하기위해(이건 유저들의 생각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습관이고, 시스템적 함정이다) 또 머나먼 길을 뛰어가고. 보상을 받고 또다시 사냥터로 뛰어가는 일의 반복이다. 그러다보니 사냥과 함께 퀘스트까지 지루하게 느껴져서 유저들은 "퀘스트가 재미없다" 라고 느끼는것과 동시에 "노가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렇다면 퀘스트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맵 자체가 좁고, 엔피씨의 숫자도 적어서 퀘스르를 억지로 짜내는것에 한계가 존재한다. 캐릭터를 20까지만 키워봐도, 프리우스 맵을 열었을때 보이는 지역의 엔피씨들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 만난놈 또 만나고, 다른놈 또 만나고. 퀘스트 패턴이 계속해서 노가다로만 느껴지는 이유는, 몇군데의 지역만 왔다갔다하며 같은 동네에 있는 몇몇 엔피씨로부터 같은 내용의 퀘스트를 받기 때문이다. 더 짜내도 노가다성 퀘스트만을 짜낼 뿐이지, 더 이상 새로운 느낌을 주기는 어렵다. 같은 식당에 아무리 메뉴가 늘어나도 별로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 것 처럼. 같은 밥을 먹어도 다른 식당에 가야 다른 느낌이 든다. 하지만 프리우스의 퀘스트는 같은 밥을 같은 식당에서 메뉴 변경없이 매일 먹어야하니 지루함이 더더욱 커질 수 밖에.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게임상의 헛점이라고 본다. 맵을 와우같이 대폭 늘려서 같은 퀘스트를 다른맵에 가서 또 하더라도 색다른 느낌을 받게 만들거나 해야하는데 이미 그건 힘드니까. 그렇다면 이걸 막아줄 수 있는것은 그들이 앞세운 "감성을 자극하는 아니마 시스템" 에 있다. 그러나 아니마 시스템도 부실한 현재로서는 이 위기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다. 거기에 11월에는 nc의 야심작 아이온, 와우의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까지 오픈할 예정이라 프리우스는 더더욱 암운이 짙어가고 있다. 프리우스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일까? 라그나로크2, 프리스톤테일2, 제라 같은 게임들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무너질까? 그들이 내세웠던 감성을 자극하는 시스템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빌어본다.


1) 대기표 : 은행의 대기표와 같다. 인원이 꽉 찬 상태에서 접속하고자 하는 인원들에게 표를 나눠주고 순차적으로 입장시키는 시스템. 안에 들어간 사람이 나와야하는 시스템이고, 은행처럼 볼일이 끝났다고 나오는게 아니라 접속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2) 아트리움 : 마을에 존재하는 포탈로 이동이 가능하며, 타 유저의 침입은 불가능한 작은 공간이다. 나만의 방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창고등이 존재한다. 하우징 시스템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 엠탐 : 마나를 회복하는 시간. 흔히 말하는 피탐, 엠탐 이렇게 뒤에 타임이라는 말을 줄여서 탐이라고 붙인다. 속어.

4) 인스턴트 던전 : 1회성 던전. 물론 같은 던전에 입장하는 횟수는 몇가지 제약 조건을 빼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즉석에서 던전이 생성되는 시스템이다. 파티나 자신 외에는 같은 공간에 입장하는것이 불가능하며 원래는 입구만이 존재한다. 입장을하면 던전이 생성되어 모인 사람들끼리 그곳을 즐기는 시스템. 기존에 던전을 가보면 다른 유저가 먼저 보스를 잡아버리거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하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을 없앤 시스템이다. 모든 굴이나 지역이 인스턴트 던전의 구조를 띠는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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