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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거리

추노(推奴)의 매력 (출연자, 등장인물)

by Winterfall 2010.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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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추노가 연일 화제에 오른다.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추노의 인기에 따른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사방에서 칭찬 일색이다. 드라마 자체를 챙겨보는 성격도 아니고 보더라도 대충 보고 마는 나도 대체 어느정도이길래 이렇게 메인을 장식하나 하는 호기심이 들어 보게 되었다. 설마 1화만 보고 귀족 계급도 아니고 강력한 범죄조직이나 흉악한 범죄자를 쫓는 국가기관 소속 요원도 아닌 노비(奴婢)를 쫓는 일을 하는 현상금 사냥꾼에 이렇게 열광하게 될줄 누가 알았을까.

추노는 확실히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것은 "버릴만한 등장 인물이 없다" 일 것이다.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이 하나하나 다 버릴 수 없는 재미를 주고 있다.


위에 열거된 인물들을 제외하고도 산적, 스님, 사공, 태하를 배신한 부하 등등 단역으로 나오는 인물들조차 모두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단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지루한 나레이션같은 역할에 그치지 않고 그 이야기 자체가 재미로 이어져 주인공들의 다음 행동과 진행하는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어지게 해준다. 다른 사극이나 드라마였다면 존재하지 않았거나 별 의미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짧은 장면들도 군데군데 개그요소와 재미있는 까메오들을 삽입하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스님의 분노 폭발 장면이나 CG로 보정된 삭발한 머리도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나오는 코미디언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어? 저사람은?" 하면서 출연 자체만으로도 웃긴데 딱 걸맞는 역할을 맡겨서인지 연기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잠깐 나오는 인물들조차 버릴만한 인물이 없다는건 그만큼 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가 지루해질거 같다치면 곧바로 치고나오는 액션 장면도 즐거움의 큰 몫이다. 장면 장면마다 중시한 액션은 한편의 만화를 보는듯 시원하다. 거기에 너무 과도하게 사람을 죽이지도 않고 필요한만큼 죽여주는 센스(사람을 죽이는 숫자를 센스라고 부르니 뭔가 삐뚤어져 보이지만)도 거부감이 들지 않아 좋다. 주인공 캐릭터도 지나치게 나쁜놈도 아니고 지나치게 착한놈도 아니며, 주인공의 트렌드인 과거의 아픔을 지녀 살짝 삐뚤어진 녀석이란 설정도 마음에 든다. 그러고보니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적당하게 과장되어있다. 지나치면 때려 죽이고 싶을정도로 답답하게 올곧아 정이 가기보다 재수없는 캐릭터가 될수도 있거나 정말 재수없는놈이라 쳐죽이고 싶기만하지 불쌍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게 되는데 추노는 그렇지 않다. 또 "사실 나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 라는 설정을 적당한 농도로 섞어놔서 가끔 나오는 "손 발이 오그라들어 모니터를 찢어버리고싶은" 기분이 드는 것을 잘 막아놓았다.  비유하자면 고추장+계란 프라이+참기름+시금치나물 만 들어가도 맛깔진 비빔밥에 추가로 여러가지 나물이 더 들어가서 맛을 아주 제대로 살린 비빔밥을 먹는 기분이다.

사실 아이리스가 크게 한방 몰아쳐서 과연 옛날 이야기가 통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일단 보고나니 김태희씨의 변함 없는 신들린 표정연기에 지쳤던 아이리스보다 추노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감상이니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6화까지밖에 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시즌2가 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앞으로 전개가 지금처럼만 진행되고 결말이 잘 지어진다면 아니, 적당한 결말만 지어져도 DVD로 발매해도 구입을 하고싶은 욕구가 생긴다. 앞으로도 지금만 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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