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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천지호야아~~ 이히히히히히히 하며 웃어대던 천지호가 허무하게 죽었다. 대길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화살 수십대도 아니고 단 한대에 명을 달리했다. 그토록 배포 좋고 허풍 세게 나서던 천지호와는 대조적으로 비참하고 허무한 죽음이다. 허무하지만, 생각해보면 천지호에게는 이런 죽음이 가장 잘 어울린다. 저자 인생. 아웅다웅 살아도 결국 하고싶은것도, 이루고싶은것도 못 이루고 허무하게 가는 인생. 허무하게 가면서도 끝까지 "나 천지호야~" 하는듯 농지거리를하고 웃다가 가는 게 어울린다. 끝까지 허풍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아쉽다. 어울리면서도 매우 아쉽다.
어딘지 모를 집의 마당. 대길이와 철웅이가 바닥을 찬다. 칼의 마찰음이 공기를 찢으면 찢을수록, 칼날끼리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대길이에게 미세하지만 불리하게 전황이 돌아간다. 잠시 소강상태에서 서로를 마주보는데 천지호가 나타난다.
"나으리. 죽음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주신데서 이렇게 배우러 왔어요~ 이히히히히히."
"오늘 미천한것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겠구나."
황철웅이 조소한다. 그 웃음을 경계로 세자루의 칼이 허공을 내달린다. 황철웅에게는 천지호가 가세했다하여 불리해졌다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으나 대길이의 목숨을 걷어갈 수 있는 일격을 날리려 할때마다 옆에서 칼을 놀리는 천지호 때문에 번번히 방해를 받음이 못내 짜증스러웠다. 황철웅은 일단 대길이에게 집중하는척하다 일부러 만든 허점을 노리고 들어오는 천지호의 가슴팍을 사선으로 길게 베어버렸다.
"어억!"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리는 천지호의 목을 날리려는순간 대길이의 발차기에 적중당한 황철웅이 멀찍이 밀려난다.
"아 언니. 그러게 왜 쓸데없이 나서고 그래. 그냥 누워계슈. 곧 의원에 데려다 줄터이니."
대길이가 입술을 일그러트리며 각오인지 조소인지 모를 말을 내뱉는다. 천지호는 그대로 토혈을하며 바닥에 쓰러진다. 필사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대길. 하지만 각오만으로 전황이 뒤집히지는 않는다. 상처는 깊지 않지만, 군데군데 베인곳에서 피가 스며나온다.
"이리도 지겹게 버티는건 가상하구나. 하지만 밟아도 밟아도 기어올라오는 버러지같아 보기 좋지는 않구나."
황철웅의 눈빛이 매서워진다. 그것을 신호로 공격이 점차 맹렬해진다. 칼을 피하던 대길이는 발차기에 맞아 뒤로 나동그라진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칼을 내려치려는순간, 황철웅의 몸이 비틀거린다. 뒤돌아보니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마당에 길게 피웅덩이를 그리며 기어온 천지호가 황철웅의 발을 잡아 당기고 있다.
'아뿔싸'
황철웅은 이 급박한 상황에서 움직임을 방해받은 원인을 파악하려한 자신을 책망하며 다시 대길이를 보려 하였으나, 이미 그의 가슴에는 대길이의 비수가 깊숙히 박힌 이후였다. 황철웅은 손에 든 칼로 대길이를 내려치려하였으나, 손에 든 칼은 어디가고 빈손만이 허공을 힘없이 휘저었다.
"어머니."
탄식과도 같은 짧은 한마디가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어머니를 불렀으나 이내 몸이 불편한 아내가 떠올랐다. 하지만 황철웅은 아내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언니. 이제 그만 일어나슈. 다 끝났수. 아 언제까지 드러누워있을거야 그래."
대길이는 천지호를 바로 눕혔다. 알고는 있었지만 천지호의 숨이 끊어져가는 게 확인되니 쓴맛이 입에 돌았다.
"대...대길아... 나 처.. 천지호야.... 이..이히히히히히히.ㅎ.히히ㅣㅣㅣ. 내가... 내가 그랬지? 은혜는 안갚아도 원수는 꼬옥 갚는다고. 이...이히히히히히."
"으허허허허허허. 하하하하."
둘은 웃었다. 웃음이 그치자, 그곳에 숨을 쉬는 사람은 대길이 혼자 뿐이었다. 아이 유치해 ㅋㅋㅋㅋ
위와 같은 결말을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위에 쓴것처럼 황철웅을 잡을때까지 살려두면 업복이가 나설데가 없엉ㅋ 업복이의 마음이 흔들리는 좋은 장면이었는데 그게 사라지는것도 아쉽긴하다. 그리고 황철웅 죽음(죽을지 살지는 모르겠지만)이후도 뭔가 썰렁해질듯도 싶고. 이렇게 허무하게 가야 저자바닥 인생에대해 보여주고 대길이가 천지호의 죽음까지 가슴에 안고 끝판대장(?) 황철웅이를 잡으러 갈 수 있을테니 어쩔 수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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